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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새턴]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(0)

gksemf 2008.01.07 17:59 1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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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카발온라인 유저 여러분,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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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- 이상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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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지금은 남의 땅
>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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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
>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
>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
>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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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
>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
> 네가 끌었느냐 누구 부르더냐
>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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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
>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
>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
>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
> 아씨 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
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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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
> 간밤 자정이 넘어 나리던 고운 비로
>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
>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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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
>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
>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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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,
> 맨드래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
>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
> 다 보고 싶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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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
>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
> 발목이 시리도록 밟아도 보고
>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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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
>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
>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
> 무엇을 찾느냐 어데로 가느냐
>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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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
>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
>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
>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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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그러나 지금은---------
> 들을 빼앗겨 봄 조차 빼앗기겠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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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이상화 (李相和, 1901~1943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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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 경상북도 대구 출생. 호는 尙火.
> 동경 아테네 프랑세에서 불문학 수학.
> <<백조>>동인,
> 1927년 지열단 사건으로 피검 후 옥고를 겪다가
> 위암으로 사망.
> 유고시: <상화와 고월>에 16편이 수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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